[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18화 — 다리를 건너온 사람들

STORY2026.10.29·15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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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은 앞으로 나가려다 멈췄다.

그녀가 아직 보호 구간에 닿지 못했다. 몇 걸음만 더 오면 되었다. 이럴 때 자신이 벽을 들고 달릴 수 없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서린이 먼저 손을 들었다.

기다리라는 손짓이었다.

태준은 그 손을 보았다. 전날까지 남에게 신호를 주던 손이었다. 지금은 그 신호를 따르는 게 사랑인지 비겁함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자기 머릿속에서 먼저 생긴 단어에 매달리지 않고, 그녀가 실제로 원하는 동작을 따랐다.

세 사람이 막 안으로 들어왔다.

그제야 태준은 한 발 다가가 서린의 무게를 받았다. 왼손이 아팠지만 놓을 수 없었다. 해민이 다른 쪽에서 받쳐 주었다. 서린은 그들에게 아직 인원 확인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준은 지금 말하지 말라고 했다.

서린의 눈이 그를 봤다.

두 사람은 같은 자리에 서서 다른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철수는 승리의 모양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이 동시에 건너오지 못했다. 이동 명단과 실제 수령한 사람 수가 맞지 않는 구간도 있었다. 건너편에 남은 사람 가운데 다른 길로 빠진 사람이 있을 수 있었지만 확인 전에는 실종으로 남겨야 했다.

태준은 통로를 닫았다.

에너지가 바닥난 뒤가 아니라 정한 철수 기준에 도달했을 때였다. 남은 몫은 다친 사람과 돌아가는 차량을 위해 남겨야 했다. 그래도 닫는 손이 떨렸다. 마지막에 보인 누군가가 더 오고 있었던 것 같았다.

정확히 보지는 못했다.

정확히 못 봤다는 말은 마음을 편하게 해 주지 않았다.

해민이 젖은 인원표를 펼쳤다. 출발 때 확인된 사람은 백스물네 명이었다. 이동 도중 서른일곱 명이 더 합류했다. 도착 명단과 연결된 사람은 백마흔아홉, 다른 차량으로 빠져 연락을 기다리는 사람이 넷이었다. 나머지 여덟 이름은 아직 어느 도착지와도 맞지 않았다.

태준은 숫자만 합하지 않고 여덟 이름을 한 번씩 읽었다. 그중에는 같은 성을 가진 두 사람이 있었다. 가족일 수도 있었지만 확인하지 않고 묶지는 않았다. 한 사람을 찾았다고 다른 이름까지 지워지면 안 되었다.

막을 닫은 선택을 설명할 기록은 남았다. 그 선택이 옳았다는 보증은 없었다. 태준은 수령소에서 마지막에 본 그림자의 방향도 적었다. 직접 확인하지 못한 정보라고 표시하고, 나중에 돌아올 수 있는 단서 하나로 남겼다.

수령소의 물건 일부는 남았다. 차량 한 대가 돌아오지 못했다. 태준과 함께 온 트럭과 구조대 승합차 가운데 승합차가 움직이지 못해, 다친 사람들은 다른 구조 차량과 나누어 탔다. 새 이름과 차량 번호가 다시 적혔다.

진우가 있었으면 운전할 사람이 한 명 더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준은 그 생각을 지우지 않았다. 필요하다고 신뢰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빈자리는 실제로 불편했고, 그래서 더 화가 났다.


가게로 돌아온 뒤 서린은 유나에게 갔다.

태준은 문밖에서 기다렸다. 다른 부상자들이 먼저 지나갔다. 그가 누구부터 봐 달라고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손바닥의 통증도 심해졌지만 지금 자신을 먼저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복례가 그를 의자에 앉혔다.

그녀는 서린만 걱정하면 다른 사람들은 누가 걱정하느냐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다친 손을 보여 주라고 했다. 태준도 거절할 수 없었다. 마음이 한 사람에게 몰린다고 몸까지 그 한 사람만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서린의 다리는 바로 회복되지 않았다.

유나는 당분간 이동과 무리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자세한 상태와 경과는 계속 보아야 했다. 태준은 그 말을 듣고 안심하면서도, 앞으로 그녀가 가만히 있을 수 있을지 더 걱정되었다.

서린도 같은 얼굴이었다.

그녀는 곧 실종자 명단부터 달라고 했다.

태준은 종이를 가져다주었다.

숨기고 쉬게 만드는 것이 그가 할 일은 아니었다.


밤에 매장의 다른 벽이 켜졌다.

창고문이 있는 쪽이 아니었다. 늘 물품 광고를 붙였던 빈 벽이었다. 만수가 그 앞에 섰다. 그는 오늘 소모한 에너지와 상관없이, 정산 기록이 새 단계에 닿아 오래된 통행 표식이 깨어난 것 같다고 했다.

확신하는 말은 아니었다.

태준은 먼저 사람들을 뒤로 보냈다. 벽 안쪽에 좁은 복도가 보였다. 창고 선반과 달리 발을 디딜 수 있을 것처럼 바닥이 또렷했다. 동시에 통행권이 없으면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가 떴다.

만수는 오래된 금속 표 하나를 꺼냈다.

자기 군번흔과 같은 문양이 있었다. 태준은 그 손을 보며 오늘 또 다른 길 앞에 섰다는 걸 알았다.

포스 화면에서 날짜가 바뀌기 전 마지막 안내가 올라왔다.

[도시 압류까지 16일.]

서린은 다리를 올린 채 그 글자를 들었다. 태준이 내용을 읽어 주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잠깐 눈을 마주쳤다.

내일도 함께 있어야 할 이유가 늘었다.

오늘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이름도 그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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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