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SF] 답장은 오지 않는다 4화 — 콩 세 알로 다리를 놓는 법

연락이 끊긴 손 하나, 남은 두 로봇이 넘겨받은 일

STORY2026.10.24·22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AI가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실제 AI 기술에 근거하며, 활용 장면·인물·미래 상황에는 허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칼리스토의 안전한 평지에 함께 돌아와 회수한 모듈을 살피는 세 상자형 정비 로봇
세 대가 돌아온 자리

2078년을 배경으로 한 창작 SF 연재소설입니다. 등장인물·시설·임무는 허구이며, 실제 협업 로봇 연구는 말미에서 따로 소개합니다.

이름을 지으면 일이 늘어난다

“저희가 로봇 이름부터 정해야 할까요?”

서이도의 질문에 한서린은 그를 보지 않았다.

“구조 방법부터.”

“숫자로 부르면 헷갈립니다.”

“이름 붙여서 세 대 다 데려오고 싶어질까 봐 그러는 거면 반대야.”

이도는 입을 다물었다. 아직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데, 말을 듣고 나니 곧 할 것 같았다.

마루 궤도 거점의 작업 화면에는 칼리스토 표면이 떠 있었다. 실제 창문 아래로 보이는 곳과 화면 속 현장이 같은 방향인 것은 아니었다. 궤도는 계속 움직였고, 기지의 중계 위성들이 그 간격을 메웠다. 황디에고는 연결 경로가 바뀔 예정인 시각을 화면 모서리에 붙였다. 좋은 영상이 계속 나온다는 사실이 다음 순간에도 좋은 통신을 약속하지는 않았다.

세 대의 지상 정비 로봇이 균열에서 떨어진 곳에 모여 있었다. 세 대 모두 겨자색 상자 몸통에 검은 다리가 여섯 개였다. 느티의 콩과 같은 계열이지만, 발바닥이 넓고 몸통에는 더 두꺼운 보온재가 붙어 있었다.

이도는 각각의 상태를 읽었다. 하나는 윈치와 긴 작업 줄을 싣고 있었다. 하나는 지면을 조사하는 짧은 봉과 카메라가 좋았다. 마지막 하나는 집게가 길었다. 같은 얼굴을 하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조금씩 달랐다.

“줄콩, 눈콩, 긴콩.”

디에고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직 허락 안 났는데.”

“세 대의 특성을 요약한 겁니다.”

민유라는 수첩에 무언가 쓰다가 말했다.

“숫자보다 설명은 잘되네요.”

그 한마디로 이름은 굳어 버렸다.

느티의 콩은 식탁 아래 정비 거치대에 붙어 있었다. 이도는 습관처럼 그쪽을 보았다. 보리가 말했다.

“선내 콩은 해당 작업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알아. 괜히 서운할까 봐 봤어.”

“서운함을 보고한 기록은 없습니다.”

“그럼 오늘도 훌륭한 동료네.”

화면 속 얼음 틈 아래에는 작은 통신 장비가 걸려 있었다. 오래된 중계기 전체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지지대 일부가 기울었고, 그 아래의 기록·송신 모듈이 가는 선에 매달려 있었다. 접이식 안테나 끝이 얼음 벽에 닿아 있었다. 선이 끊어지면 모듈은 더 깊은 그늘로 떨어질 것이다.

이도가 물었다.

“저 선으로 들어 올리면?”

보리는 선의 규격을 찾았다.

“통신·전원용입니다. 인양용 하중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었네.”

“좋아 보였습니까?”

“앉아서 할 수 있잖아.”

서린이 현장 지도를 당겼다.

“우리는 계속 앉아 있을 거야. 저 셋이 서 있을 자리를 찾자.”

가장자리라는 나쁜 발판

처음 만들어진 계획은 보기 좋았다.

줄콩이 뒤에서 버티고, 긴콩이 가장자리로 다가가고, 눈콩이 옆에서 영상을 보낸다. 긴콩이 모듈에 줄을 걸면 윈치가 당긴다. 간결한 선 몇 개로 끝나는 일이었다.

실제 지형을 겹치자 그 선들이 모두 지워졌다.

얼음 가장자리는 화면에서 보인 것보다 넓게 비어 있었다. 표면의 얇은 판 아래에 작은 공동이 이어졌다. 햇빛이 비스듬해서 그 부분이 튼튼한 평지처럼 보였던 것이다. 눈콩이 허용된 접근선 안쪽에서 짧은 탐침을 눌러 보자, 넓은 발 아래의 힘 변화가 서로 달랐다.

이도는 영상을 멈췄다.

“여기 서면 안 돼요.”

“탐침 하나로 전체를 알 수 있나요?” 유라가 물었다.

“아뇨. 그래서 못 간다고 하는 겁니다. 된다는 증거가 없어서.”

그녀는 수첩의 선 하나를 지웠다.

눈콩은 더 접근하지 않았다. 대신 안전한 쪽에서 옆으로 움직이며 카메라를 낮췄다. 얼음 밑에 생긴 어두운 빈틈이 보였다. 먼지와 얼음 부스러기가 얇은 덮개 위에 쌓여 있었다. 오랫동안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은 길은 발자국이 없어서 더 단단해 보였다.

보리는 새 지형을 받아 접근 가능한 면을 줄였다. 처음 그렸던 로봇의 작업 반경은 균열에 닿지 않았다.

디에고가 말했다.

“팔이 짧네.”

이도는 화면에서 긴콩을 보았다.

“이름을 바꿔야 하나.”

“현장에서 문제 생겼다고 이름부터 바꾸지 마.”

그들은 다른 방향을 찾았다. 균열의 끝은 조금 좁았지만, 안쪽 벽이 굽어서 모듈이 보이지 않았다. 위쪽에서는 줄을 내릴 수 있었고 아래쪽에서는 집게를 뻗을 수 있었지만, 두 가지를 한 자리에서 할 수는 없었다.

이도는 손으로 허공에 선을 그었다.

“로봇을 건너보내는 게 아니라, 줄만 건너보내면 되겠네요.”

서린이 그의 손끝을 봤다.

“어디에 기대서?”

그 질문 뒤로 작업은 조금 느려졌다. 줄이 어느 모서리를 지나고 어디에서 꺾이는지, 당길 때 옆으로 미끄러지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했다. 균열 건너편에는 이미 무너진 옛 지지대가 남아 있었다. 닻처럼 쓸 수 있어 보였다. 하지만 부서진 물건에 한 번 더 기대는 계획은 서린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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