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3화 — 무한 창고, 생수 마흔여덟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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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도움으로 쓴 창작 판타지 소설입니다. 등장인물·도시·게임·제도·사건은 허구입니다.
마흔여덟 병.
태준은 종이에 숫자를 적었다. 첫 손님에게 판 한 병을 빼자 마흔일곱 병이었다. 다섯 명이 마실 물을 나누는 것과 마흔다섯 명 앞에서 물을 나누는 일은 달랐다. 숫자가 조금 커졌을 뿐인데, 태준의 입안은 새 생수병을 뜯기 전보다 더 말랐다.
“일단 한 병씩 드리겠습니다.”
그가 말하자 줄 가운데서 바로 반대가 나왔다.
“집에 애가 셋인데요.”
“우리 어머니 못 나오셨는데, 본인 없으면 못 사요?”
“사장님이 다 아는 사람도 아니잖아. 먼저 온 사람이 사는 거지.”
마지막으로 말한 남자는 줄 맨 앞에 서 있었다. 그 뒤에 있던 여자가 입술을 깨물었다. 태준은 사람 수를 세려다 포기했다. 사람들이 계속 늘었고, 한 사람의 뒤에는 보이지 않는 가족이 붙어 있었다.
회색 조끼를 입은 남자가 헬멧을 내려놓았다.
“민경호예요. 맞은편 상가 배송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가 데리고 왔다는 열아홉 명 쪽을 가리켰다. 공사장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편의점 앞 인도에 모여 있던 주민들을 그가 임시로 세어 둔 모양이었다.
“저기 건물 안에 못 걷는 분 둘 있어요. 한 집에서 여러 병 사는 사람은 종이에 적으면 어떻습니까. 지금 다 확인은 못 해도 나중에는 알겠죠.”
“이름 적기 싫으면요?”
누군가 물었다.
경호가 태준을 보았다. 태준도 대답을 몰랐다. 행정기관도 경찰도 아닌데 사람들의 가족 수를 심사할 권한이 있겠는가. 이름을 적을 수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는 종이를 뒤집었다.
“한 병 받았는지만 표시하죠. 지금 여기 있는 사람부터 한 바퀴. 못 오신 분 몫은 사유를 적고, 따로 가져다드릴 방법을 찾겠습니다.”
“거짓말하면?”
“제가 못 막을 수도 있습니다.”
남자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태준은 그 표정을 견뎠다. 믿을 만해 보이려고 거짓말을 했다가 실제로 책임질 때보다, 지금 못한다고 말하는 쪽이 나았다.
“그래도 마흔일곱 병을 한 사람한테 다 팔지는 않겠습니다.”
경호가 종이를 잡았다.
“펜 좀 주세요.”
밖에서 다시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태준도 따라 보았다. 저 멀리 하천 쪽의 건물 사이로 흙먼지가 올라왔다. 어느 건물인지는 알 수 없었다. 먼지가 지나가자 그 자리에 있던 작은 빨간 간판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먼저 온 사람이 다 사야 한다는 말을 더 하지 않았다.
태준은 생수 두 상자를 창고 반입대에 올렸다.
정확히는 한 상자를 먼저 올리고 그 상자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뒤 두 번째를 올렸다. 긴장한 손으로 마법을 믿으려면 한 번에 한 가지씩 해야 했다. 상자에 붙은 바코드를 읽자 소유 확인을 요구하는 창이 떴다.
그는 어제 수정한 거래 명세서를 펼쳤다.
등록 수량 불일치라는 빨간 글자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종이에 진우가 고쳐 적은 숫자와 사인 옆으로 빛이 흘렀다. 들어오지 않은 한 상자는 재고가 되지 않았다.
[밀봉수 500mL / 24병.]
[출고 한도: 오늘 300kg.]
태준은 반입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삼백 킬로그램이면 여섯백 병의 물이었다. 이 가게에 있는 마흔일곱 병보다 훨씬 많았다. 그런데 그 숫자가 넉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물만 마시지 않았다. 상자를 들고 옮기는 시간도, 줄을 정리하는 손도 필요했다.
창고 밖에 둔 나머지 상자는 그대로 팔 수 있었다. 화면도 그렇게 안내했다. 한도 때문에 모든 물건이 포스 아래에 갇히는 건 아니었다. 바깥에 둘 공간만 있다면 됐다.
태준은 좁은 매장 통로를 보았다. 사람이 두 줄로 서자 과자 봉지가 계속 바닥에 떨어지고 있었다.
넣을 곳과 꺼낼 곳은 다른 문제였다.
그는 창고에서 한 병을 불렀다. 반입대에 병이 나타났다. 물이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경호는 그것을 보고 입을 벌렸지만 질문하지 않았다. 자기 앞에서 세 번째 주민이 쓰러질 듯 휘청였기 때문이었다.
“의자 없어요?”
태준은 계산대 의자를 밀어 주었다.
물은 정상 가격으로 팔았다. 처음 몇 사람은 카드를 내밀었다. 승인에 오래 걸렸지만 결제가 되는 카드도 있었다. 누구는 현금을 냈고, 누구는 지갑을 가지러 갔다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 가운데 한 여자가 두 손으로 자기 주머니를 뒤졌다.
그녀는 신발을 신지 못한 채 나왔는지 실내화 한쪽이 벗겨져 있었다. 아기를 안고 있었는데 아기는 울지 않았다. 목 뒤로 땀이 번졌다. 태준이 병을 내밀자 여자가 먼저 말했다.
“돈이 없어서.”
“지금은 가져가세요.”
“나중에 꼭 드릴게요.”
“나중에 계산할지 지금 약속하실 필요 없습니다.”
여자는 병을 받아 아이의 작은 물통에 물을 옮겼다. 태준은 시선을 돌렸다. 상대가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해야 물 한 병 값이 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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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