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9화 — 도매상은 웃으며 목을 조른다
AI가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실제 AI 기술에 근거하며, 활용 장면·인물·미래 상황에는 허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태준은 남자의 얼굴을 기억했다. 아침마다 학교와 가게를 오가며 자기 부모님 몫을 받아 가던 사람이었다. 그에게 체제를 설명한다고 배가 부를 리 없었다.
도윤은 남자를 향해 몸을 돌렸다.
“틀린 말씀 아닙니다. 저는 이런 작은 협상마다 사람들이 굶는 걸 줄이고 싶습니다. 창고를 열어 놓기만 해서는 배급이 안 됩니다. 운전할 사람, 지킬 사람, 고칠 사람이 필요하죠.”
모두 맞는 말이었다.
태준은 자기 손을 보았다. 그가 어제부터 배운 모든 한계가 도윤의 제안서 안에 정리되어 있었다. 거절하면 그 한계를 다시 혼자 껴안아야 했다.
“혼자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태준이 말했다.
“그래서 학교하고 사람을 나눠서 하고 있어요.”
도윤은 부드럽게 웃었다.
“그분들이 내일도 여기에 있을까요?”
매장이 조용해졌다.
“가족이 위험해지면요. 약속을 지키고 싶어도 못 지킵니다. 좋은 마음은 공급량이 아닙니다.”
태준은 진우 쪽을 보지 않았다.
하지만 진우가 상자 옮기던 손을 멈춘 것은 보였다.
태준은 계약서를 돌려주었다.
거절하는 손이 생각보다 무거웠다. 서린이 옆에 서 있다고 대신 결정해 주지 않았다. 복례도 고개를 끄덕여 주지 않았다. 가게의 결정이니 태준이 해야 했다.
“독점 계약은 못 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단기 거래는 하겠습니다. 품목하고 수량, 대가를 따로 정하죠. 장부 전부와 다른 거래처 권한은 넘기지 않겠습니다.”
도윤은 바로 일어서지 않았다.
그는 태준의 말을 메모했다. 조건을 정말로 검토하는 모양이었다. 십 분쯤 뒤 일부 품목의 일회 거래에는 동의했다. 에너지 결정은 제시한 것보다 적었고 운반은 편의점 쪽이 맡아야 했다.
손해 보는 조건이었지만 필요했다.
포기한 것도 장부에
태준은 받는 것과 포기한 것을 같이 적었다. 주민들 앞에서 읽었다. 계약하지 않아서 잃은 안정 공급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이 잘한 결정이라고 박수받고 싶지는 않았다.
포기한 것도 장부에
“모자라면 사장님이 책임질 겁니까?”
아까의 남자가 다시 물었다.
태준은 그렇다고 쉽게 말하지 않았다.
“제 몫은 질 겁니다. 제가 못 지킬 몫까지 지킨 척하지는 않겠습니다.”
남자는 만족하지 못했다. 태준은 그 불만을 계약 실패라고 지울 수 없었다.
도윤은 나가기 전에 명함 한 장을 더 놓았다.
“생각이 바뀌면 연락 주십시오. 저희 병원도 운영합니다. 가족분들 필요한 일이 있으면요.”
이번에는 진우가 고개를 들었다.
도윤은 그쪽을 보지 않았다. 보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말이 정확하게 꽂힌 것 같았다.
차가 떠난 뒤에도 사람들은 바로 흩어지지 않았다. 태준에게 계약서를 다시 보여 달라는 사람이 있었다. 복례는 사본을 남겨 두었다고 답했다. 그제야 몇 사람이 가게 앞 바닥에 앉아 글자를 읽기 시작했다. 아까는 생수 수량만 물었던 남자도 같은 자리에 앉았다.
태준은 종이를 들여다보는 그들의 등 뒤를 보았다. 읽고 나서 자기 결정에 동의할지, 더 화를 낼지 알 수 없었다. 적어도 자신만 읽고 남들에게 믿으라고 하지는 않게 되었다.
서린은 벽에 붙인 공개 배정표를 가리켰다. 배급할 품목과 제공자의 몫은 공개하되, 운반자의 구체적인 출발 시각과 외부 비축 위치까지 여기에 붙이면 안 된다고 했다. 태준은 두 종류의 종이를 분리했다. 감추려는 이유가 값을 속이기 위해서인지, 길 위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인지 구별해야 했다.
진우가 들고 가는 공급표에는 두 번째 종류의 정보가 있었다. 배송 담당자에게는 필요한 내용이었다. 태준은 그걸 같은 공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에게 나누어 주지 않았다.
경호는 남은 종이 뭉치를 접다가 물었다.
“백탑이 끊어 버리면 진짜 괜찮겠어요?”
태준은 바로 괜찮다고 할 수 없었다. 경호도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둘은 오늘 받은 결정의 수와 앞으로 필요한 시간을 함께 계산했다. 쉬운 계약을 거절한 뒤에 남는 일은 대체로 자잘하고 피곤했다.
그때 매장 문이 열렸다. 낮에 계약하자고 주장했던 남자가 빈 플라스틱 통 두 개를 들고 서 있었다.
“집에 있던 겁니다. 물 나올 때 받아 놓을 수는 있겠죠.”
태준은 놀라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눈을 피하며 덧붙였다.
“사장님 말이 맞다는 건 아니고. 그래도 오늘은 여기서 해야 한다니까.”
태준은 통을 받았다. 동의하지 않은 사람도 함께 일할 수 있었다. 그 사실은 계약서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는 통의 주인 이름과 돌려줄 약속을 적었다. 남자는 자기 이름만큼은 크게 써 달라고 했다. 잃어버릴 만한 것들이 너무 많이 생긴 세상이었다.
해가 진 뒤 진우는 병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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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