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24화 — 영수증으로 묶은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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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철이 계산대 앞에 임시 게시판을 달았다. 그 위에는 각 가게의 담당자와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적혔다. 사람들은 어디로 물어야 하는지 전보다 조금 덜 헤맬 수 있었다.
태준은 게시판 아래의 작은 글자를 읽었다.
동의하지 않은 추가 물량을 이미 합의한 것처럼 쓰지 않는다.
한 문장을 지키는 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했다.
김미정은 게시판을 보다가 점주의 운영 비용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태준은 잠깐 대답을 못 했다. 자기 생활과 매장 유지를 장부 밖에서 버티면 된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다. 보수를 쓰면 사람들이 물을 팔아 이득을 챙긴다고 할까 봐 겁났던 것도 사실이었다.
복례는 숨겨 놓으면 오히려 더 큰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태준이 먹고 쉬는 것도 일을 계속하는 비용이었다. 다른 운반자의 기다리는 시간을 적어 놓고 점주의 시간을 없는 것으로 만들 이유는 없었다.
그들은 매장 유지와 점주의 보수, 공동 구호에 쓰는 몫을 따로 적었다. 태준이 혼자 정하지 않고 다른 참여자들이 확인했다. 금액 대신 실제 필요한 물품과 노동의 교환분으로 나타나는 항목도 있었다. 현금 체계가 약해져도 먹고살 비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태준은 자기 이름 옆에 적힌 작은 몫을 보았다. 희생하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거창하지 않았다. 매일 같은 가게를 여는 사람이 다음 날에도 살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기록이었다.
그는 그 몫을 받고도 기본 배급을 받는 사람에게 더 큰 감사 인사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장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과, 손님이 평생 빚진 얼굴을 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진우는 일을 마친 뒤 유족 지원 기록을 보러 갔다.
태준은 따라가지 않았다. 대신 복례가 그쪽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필요한 부분만 확인했다. 용서를 받았는지 묻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그 결과를 대신 보고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진우는 돌아와 다음 운반을 묻지 않았다.
오늘의 기록을 제출하고 내일 연락받을 수 있는 곳을 적었다. 태준은 확인했다고 답했다. 짧은 대화 뒤 친구가 문밖으로 나갔다.
서린이 태준에게 괜찮으냐고 물었다.
그는 조금 덜 화난 것 같다가도 그게 미안해진다고 말했다. 죽은 사람을 생각하면 계속 같은 만큼 화를 내야 할 것 같다고.
서린은 그의 감정이 유족에게 진 빚의 단위는 아니라고 말했다.
“기록과 책임은 남겨야겠죠. 그렇다고 태준 씨가 매일 같은 얼굴로 아파야 하는 건 아니고요.”
그는 그 말을 바로 받아들이지는 못했다. 다만 그녀가 그렇게 말한 것을 기억하기로 했다.
밤이 되자 작은 지도가 완성되었다.
세 가게보다 큰 지도
가게 세 곳만 찍힌 지도는 아니었다. 정수 거점, 급식실, 수리 작업장, 임시 수령소가 가는 선으로 연결되었다. 선마다 이동할 수 있는 물품과 담당자가 달랐다.
세 가게보다 큰 지도
큰 도로는 여전히 막혀 있었다.
가느다란 길 하나가 끊기면 다른 곳으로 모두 돌릴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래도 하나의 창고가 멈추면 전체가 굶는 구조보다는 나았다. 태준은 자기 가게를 지도 가운데에 두지 않았다.
손님이 있던 곳, 실제 길이 있던 곳에 놓았다.
그러자 조금 오른쪽 아래에 자리 잡았다. 그는 그 위치를 보고 웃었다. 가게를 인수할 때부터 늘 자기 계산대가 가운데였는데, 처음으로 바깥에서 본 모양이었다.
루크가 지도 옆에 작은 가게 그림을 그렸다.
이번에는 사람 그림도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다.
서린은 지도 끝에 놓인 의자에 앉아 태준에게 작은 초콜릿을 반 나눠 주었다. 그녀가 자기 배정 몫에서 남겨 둔 것이었다. 태준은 단것을 먹는 게 얼마 만인지 생각하다가 포기했다. 입 안에서 녹는 동안에는 날짜를 세지 않아도 되었다.
“오늘은 조금 잘됐네요.”
그가 말했다.
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까지 괜찮다는 뜻으로 넓히지 않는 짧은 대답이었다. 두 사람은 한 조각씩 먹고 포장지를 접었다. 사람들과 책임이 가득한 지도 옆에도, 둘만의 작은 자리는 남길 수 있었다. 태준은 그날의 마지막 메모를 남긴 뒤 불을 한 칸 낮췄다. 쉬기로 한 시간이었다.
최신 정산 안내의 마지막 부분은 늦게 열렸다.
실제 공동 거래가 성립해야 확인할 수 있는 실행 항목이었다. 이네스가 원문을 옮기고 서린이 앞의 조건과 대조했다. 만수는 자기 오래된 책에 없는 문장이라고 했다.
태준은 그 줄을 읽었다.
지역 정산을 위임할 때 중심핵의 단독 인도권을 해제한다.
해제 이후 개별 상점의 결정과 지역의 동의가 우선한다.
점주는 임의로 이전 상태를 복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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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