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17화 — 친구에게는 팔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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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례가 미리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진우의 누나는 동생도 같이 쉬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태준은 잠깐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답했다. 여자는 태준과 진우를 번갈아 봤다.
어렴풋이 무슨 일이 있다는 걸 안 얼굴이었다.
태준은 그 자리에서 설명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죄를 가족 앞에서 폭로하는 방식으로 벌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숨겨 주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는 그 차이를 나중에 정확히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우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무릎 위 두 손이 꽉 쥐어져 있었다. 태준은 출발하기 전에 안전띠를 했는지 확인했다. 예전이라면 별말 없이 해 주던 사소한 확인이었다.
지금도 해야 하는 일이었다.
태준은 친구가 미워져도 그 몸이 다치기를 바라며 차를 움직일 수는 없었다.
이야기는 문 닫은 매장에서 했다.
서린과 복례가 함께 있었다. 해민은 밖에 남았다. 태준이 혼자 듣겠다고 하자 복례가 반대했다. 친구 사이의 싸움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피해자가 여럿인 사건이라고 했다.
태준은 그 말을 받아들였다.
그는 종이들을 차례로 놓았다. 비공개 공급표 사본, 어제 탈취된 물자의 인수 연결 기록, 점검 일정을 안 사람의 범위. 어느 종이도 진우의 마음까지 보여 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물었다.
“네가 줬어?”
진우는 태준을 봤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을 듣는 시간이, 물류창고까지 가던 길보다 길게 느껴졌다. 태준은 재촉하지 않으려고 컵을 잡았다. 오른손에 잡힌 컵이 조금 눌렸다.
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태준은 컵을 내려놓았다.
예상했던 답인데 몸은 준비되지 않았다.
처음 넘긴 것은 공급표였다고 진우는 말했다.
보호자 출입을 갱신하려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사람 이름이나 방어 기능은 안 적혀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백탑도 이미 비슷한 정보를 알고 있을 거라 여겼다고 했다.
태준은 그 말을 끊지 않았다.
두 번째는 점검 시각이었다.
진우는 누나와 아이가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이번만 알려 주면 더 묻지 않겠다고 했다. 사람 쪽은 건드리지 말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부탁했어?”
태준이 처음 말을 끊었다.
진우가 고개를 들었다.
“네가 안 건드리라고 부탁했으니까, 다른 사람 목숨은 괜찮아진 거야?”
진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태준은 자기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화가 없는 건 아니었다. 너무 커서 한 문장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경호 씨는 첫 번째 표 넘긴 뒤에 죽었어.”
그가 말했다.
“알아.”
“알면서 두 번째도 줬어.”
진우가 얼굴을 가렸다.
태준은 그 손을 내려 주지 않았다.
진우는 가족 이야기로 돌아갔다.
누나가 안에 있었고 조카도 있었다.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것이 안 보였다고 했다. 태준에게 말하려고 했지만 첫 번째 잘못부터 들킬까 봐 못 했다고 했다.
그 마지막 문장은 앞의 말보다 작았다.
태준은 그 문장을 다시 말해 달라고 했다.
진우는 힘들게 반복했다. 가족 때문인 것도 맞지만 자기 잘못이 드러나는 게 무서웠다고.
복례가 그 말을 적었다.
서린은 언제 누구와 접촉했고 무엇을 넘겼는지 구체적으로 물었다. 진우는 기억하는 것을 말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했다. 상대가 무기를 들고 갈 줄 몰랐다는 주장과, 실제로 넘긴 정보의 범위는 다른 칸에 들어갔다.
태준은 진우에게 경호 딸의 이름을 아느냐고 물었다.
진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수아야. 아홉 살.”
태준이 말했다.
“나도 늦게 알았어.”
그 말은 진우를 더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고 꺼낸 것이 아니었다. 태준 자신에게도 필요한 이름이었다. 가족이라는 단어를 자기 가까운 사람에게만 쓰면, 다른 가족은 계속 숫자가 되었다.
진우를 어떻게 할지는 태준 혼자 정하지 않았다.
그가 가게 열쇠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는 의견이 없었다. 배송 장부와 차량 배정에도 더는 접근할 수 없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알리고, 병원에서 벌어진 일과 백탑의 강요도 함께 기록하기로 했다.
일부 주민은 가족까지 내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은 태준을 예상보다 빨리 움직이게 했다.
“그분들이 표를 넘겼습니까?”
그가 물었다.
주민이 진우의 얼굴을 가리켰다. 태준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니 그 사람이 한 일과 가족이 살아남으려 한 일을 나누자는 말이었다.
복례도 같은 쪽에 섰다.
책임이 남는 자리
진우의 누나와 아이는 대피소에서 기본 지원을 받는다. 진우는 공급망에서 배제되고, 자기 진술과 확인된 증거를 보존한다. 이후 공동체가 세울 절차에서 피해와 책임을 다루기 전까지 잘못이 사라진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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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