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16화 — 젤리 노인의 군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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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는 그 부분을 읽기 전에 먼저 자기 지식이 낡았다고 말했다. 군용 권한이 바뀐 뒤 최신 절차를 끝까지 확인한 적이 없었다. 그가 아는 것은 독립된 상점들이 서로의 기록을 검증하고, 공급받는 지역의 사람이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이었다.
세 거점의 표식이 다시 나타났다.
태준은 어제 라면 국물 위에서 본 동그라미를 떠올렸다. 이네스도 자기 장부를 펼쳤다. 모양은 비슷했지만 끝의 조항이 달랐다. 어느 한쪽을 그대로 따라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사람들이 저한테 동의하면 제가 도시를 갖게 되는 겁니까?”
태준이 물었다.
그 질문을 하고 나서야 자기 마음의 한쪽을 알았다. 도윤보다 좋은 주인이 되면 된다는 생각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자기가 더 많이 확인하고, 더 공정하게 나누고, 위험한 사람은 들이지 않으면 될 것 같았다.
그 생각은 편했다.
만수가 태준을 보았다.
“그 길로 가면 다른 이름의 징수관이 되겠지.”
태준은 대답하지 못했다.
이네스는 그 말에 처음으로 만수를 정면으로 보았다. 두 사람이 같은 편이 되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같은 위험을 가리키는 순간 하나가 생겼을 뿐이었다.
전 점주 이야기가 나오자 태준은 책에서 손을 뗐다.
버리지 못한 정산핵
최영숙이 왜 계산대 밑 장비를 버리지 말라고 했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정산핵이 남아 있어야 거점의 기록과 일부 권한이 보존되었다. 오래된 군의 회수 목록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면서도, 바로 가져가지 못하게 묶여 있던 물건이었다.
버리지 못한 정산핵
그러나 자기가 그 사이에 들어온 이유는 여전히 몰랐다.
“그럼 저한테 말을 했어야죠.”
태준이 말했다.
만수는 영숙을 대신 변명하지 않았다. 그녀가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자신도 다 모른다고 했다. 태준은 그 답이 부족했다. 동시에 노인이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면 더 화가 났을 것이다.
“여기 있던 사람들이 다 조금씩 알고, 저만 몰랐던 것 같네요.”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만수는 고개를 숙였다. 이네스도 태준의 말을 끊지 않았다. 자기에게 정보가 없었다는 사실은 앞으로 뭘 할 수 있느냐와 별개로 화날 일이었다.
태준은 계약서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렸다.
폐기하지 말 것.
장비를 지키라는 한 줄은 있었고, 그 장비를 가진 사람이 어떤 위험을 지는지 설명한 줄은 없었다.
그는 그 빈칸을 이제 자기 장부에 남기기로 했다.
만수의 젤리 봉지가 계산대 아래서 나왔다.
누군가 정리하다 책 위에 올려놓았다. 낡은 군 장부와 알록달록한 포장이 나란히 놓였다. 태준은 그 조합이 우스워야 할 것 같은데 웃을 수 없었다.
노인은 봉지를 만지지 않았다.
“그런 걸 먹고 있으면서도 생각했습니까.”
태준이 물었다.
만수는 잠깐 태준을 보았다.
“잊으려고 먹는 날도 있었네.”
“잊어졌어요?”
“아니.”
노인은 자기 손을 내려다보았다.
태준은 그 대답이 끝인 것 같아 불쾌했다. 어떤 고백은 잘 말하면 듣는 사람에게 끝내 달라는 요청이 되었다. 그는 책을 닫지 않았다.
“그럼 계속 적읍시다. 아는 사람 이름부터.”
만수가 고개를 들었다.
태준은 새 종이를 내밀었다. 기억하는 민간 창고, 징발 명령, 함께 서명한 사람, 반대한 사람. 늦게라도 확인을 시작할 항목들이었다.
이네스는 자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용서하지 않은 채 같은 기록을 볼 수 있었다.
태준은 현재 손님들의 명단을 책 옆에서 치웠다. 만수가 아는 것이 많다고 가게의 모든 정보를 보게 할 수는 없었다. 앞으로 핵을 살피는 일은 다른 담당자가 함께 있을 때 하고, 과거 기록은 이네스와 원본을 대조하기로 했다. 노인은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받아들였다는 사실만으로 신뢰가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태준은 그 점도 분명히 말했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같은 뜻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 이네스는 그 말을 듣고서야 자기 장부를 탁자 위에 더 가까이 놓았다.
서린이 돌아왔을 때 책 위에는 새 종이들이 늘어 있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요구하지 않았다. 태준이 확인한 것과 앞으로 확인할 것을 나누어 설명했다. 만수의 과거와 최종 정산의 불완전한 조건, 교량 통지의 의미가 각각 다른 봉투에 들어갔다.
서린은 교량 건너편에서 오는 피란민 수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네스는 자기 사람들에게도 준비를 알려야 했다. 책을 가지고 가겠다고 하지 않고, 필요한 페이지를 함께 복사하자고 했다. 만수는 원본을 숨기지 않았다.
태준은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진우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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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