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6화 — 외상도 계약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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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은 빈 선반 쪽을 보고 웃었다. 정말 사람 일은 몰랐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 정도의 빈 공간을 얻으면 다시는 모자란다는 말을 안 하게 될 줄 알았을 것이다.
학교까지의 길에 아직 가로등은 켜지지 않았다.
태준은 가게에 남았다. 손을 다친 자신이 동행해도 짐 하나 더 옮기지 못했고, 포스와 창고를 쓸 사람도 필요했다. 그는 그 사실을 납득했지만 자동문을 나서는 사람들을 보자 마음이 달라졌다.
자기가 만든 표를 다른 사람들이 몸으로 지키러 가는 모습이었다.
서린은 손전등을 낮게 들었다. 경호는 맨 뒤에서 손수레의 쏠림을 봤다. 진우는 옆 골목의 차량을 확인한 뒤 빈 길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들의 움직임이 간판 불빛 밖으로 사라졌다.
태준은 기다렸다.
십 분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그가 정해 놓은 예상 도착 시간이었다. 원래라면 늦었다고 표시했을 숫자였다. 십오 분째에 그는 지도 위의 길을 다시 봤다. 무너진 곳을 돌아가면 더 걸릴 수 있었다.
이십 분째에는 휴대전화를 들었다 내려놓았다.
연락이 안 되는 것이 납기를 어겼다는 뜻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 기다리는 것과 아무 불안도 없는 것은 달랐다.
만수는 계산대 옆에서 라면을 먹고 있었다.
정확히는 아직 익지 않은 면을 젓가락으로 눌렀다. 뜨거운 물을 마련하는 일도 여러 사람이 쓸 몫을 나누어야 했으므로, 노인은 오늘 처음으로 자기 컵의 물을 끝까지 마셨다.
“기다릴 때 시계를 자꾸 보면 시간이 장난을 치지.”
“안 보면 빨리 갑니까?”
“아니. 대신 자네가 덜 닳겠지.”
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눈을 시계에서 떼고 다음 물품의 포장 상태를 확인했다.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골랐다. 그래도 귀는 문 쪽을 향해 있었다.
첫 확인은 종이로 돌아왔다.
진우가 문을 밀고 들어와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받은 물품과 사용 준비, 누가 얼마를 실었는지 적혀 있었다. 복례의 서명 옆에 급식실 자원자 이름이 나란히 있었다. 종이 모서리에 국물이 한 방울 묻어 있었다.
태준은 봉투를 단말기 옆에 놓았다.
완료한 운반, 실제로 인도한 물건, 다음 차례로 남은 일. 각 칸이 서로 맞아 들어갔다. 계약의 일부가 확정되었다는 표시가 켜졌다. 그 순간 창고 선반 위 번호가 바뀌었다.
[점주 Lv2 → Lv3.]
[개방: 예약장부.]
[하루 출고 한도 600kg. 오늘 이미 출고한 양은 그대로 합산됩니다.]
태준은 마지막 문장을 먼저 읽었다. 레벨이 올랐다고 오늘 쓴 양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그것이 반가웠다. 숫자가 공짜로 사라지지 않는 세계가, 지금은 더 믿을 만했다.
예약장부에는 오늘 끝낸 거래와 아직 약속인 거래가 다른 색으로 표시되었다. 어느 물건을 언제까지 잡아 두어야 하는지 볼 수 있었다. 가게가 작던 때에도 가장 자주 틀리던 일이었다.
그는 학교의 내일 첫 공급량을 넣었다.
예약 충족률이 반도 되지 않았다.
성장의 빛은 짧았고 부족하다는 숫자는 오래 남았다.
복례가 마지막 운반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밤이 깊었다.
그녀의 소매에는 물기가 말라 하얀 자국이 생겨 있었다. 태준은 의자를 내밀었다. 이번에는 복례도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앉자마자 신발 뒤축을 조금 벗겨 발을 움직였다.
“오늘 몇 분 드셨습니까?”
태준이 물었다.
복례가 수량을 불렀다. 그중 편의점 물자만으로 먹은 사람은 일부였다. 학교에 있던 재료, 주민들이 가져온 것, 조리와 운반에 쓴 손이 합쳐진 한 끼였다.
태준은 자신이 전부 먹였다는 식으로 적지 않았다.
그는 제공자 칸을 더 길게 늘렸다.
진우는 북쪽 물류창고 이야기를 꺼냈다. 아직 독립 잡화점의 위탁 재고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출입을 관리하던 사람이 잠깐 무전으로 답했고, 살아 있는 재고 주인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가면 그냥 가져와도 되는 건 아니지?”
태준이 물었다.
“누가 달라는지도 모르는데 줄 리 없지. 사람도 구하고 있다더라.”
창고를 약탈하러 가는 일이 아니었다. 남아 있는 사람과 물건을 함께 빼내고, 확인할 수 있는 소유자에게 인수 허락을 받는 일. 태준은 그쪽이 더 어렵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가야 했다.
예약장부의 빈칸이 내일 아침 사람들의 빈 그릇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었다.
서린은 지도에 출발 시간을 적었다. 평시 차량으로 이십 분 거리였다. 지금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옆에 덧붙였다.
모두가 잠깐 말을 멈췄을 때 무전기가 울렸다.
잡음 사이로 북쪽 창고 관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해민이 안테나 방향을 바꿨다. 몇 단어가 사라졌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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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탑. 통행. 담보. 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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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