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SF] 답장은 오지 않는다 5화 — 죽은 우주선에게 택배가 왔다

폐기된 우편함, 돌아와야 끝나는 배달

STORY2026.10.24·22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AI가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실제 AI 기술에 근거하며, 활용 장면·인물·미래 상황에는 허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도토리는 자기 카메라와 거리 센서로 마지막 접근을 판단할 수 있었다. 사람이 모든 추진 순간을 골라야 한다면 필요한 때에 맞추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대화창의 보리가 ‘조금만 더’라고 말하면 엔진이 켜지는 구조도 아니었다.

이도는 작은 예인기를 떠나보내기 전 새 통신 장치의 고정쇠를 두 번 봤다.

디에고가 말했다.

“아까 봤잖아.”

“도착해서 빠지면 웃기겠냐.”

“출발 전에 세 번 보는 것도 좀 웃겨.”

이도는 세 번째로 확인했다.

도토리가 거치대를 떠났다.

회전하는 우편함

가까워진 중계기는 생각보다 온전했다.

그것이 첫 번째 나쁜 소식이었다.

태양전지판은 살아 있었고, 한쪽 안테나도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계획에 쓰던 모습과 자세가 달랐다. 긴 안테나 면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고 천천히 돌았다. 정상 교신용 제어가 멈춘 뒤 작은 교란이 쌓인 상태였다.

디에고는 통신이 잘될 만한 방향과 도토리의 접근면을 겹쳤다.

좋은 방향은 오래 유지되지 않았다.

이도는 화면 속 안테나를 따라 몸을 조금 기울였다.

“저거 천천히 돌잖아. 같이 돌면 안 돼?”

“아무것도 안 쓰고 같이 도는 건 안 돼.”

디에고가 말했다.

상대 물체를 화면 가운데 붙들어 두는 일과 공간에서 같은 자리를 유지하는 일은 달랐다. 필요한 움직임이 계속 생겼다. 센서로 읽은 거리와 회전을 함께 넣어야 했다. 안테나 방향만 쫓다 보면 몸체나 길게 튀어나온 구조물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보리는 모양이 확인된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을 나눴다.

마지막 접근에서 도토리는 중계기를 한 바퀴 돌지 않았다. 안정적인 관측 면을 유지하며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교대로 드러나는 것을 기다렸다. 차례로 쌓인 영상에서 접힌 장비 한 개와 길게 늘어진 케이블 끝이 나타났다.

이도는 케이블을 보고 손을 들었다.

“저쪽으로는 가지 마.”

케이블은 중계기 본체보다 먼저 도토리의 경로에 들어올 수 있었다. 자기 몸이 작다고 피하기 쉬운 것도 아니었다. 걸어 다니는 로봇과 달리 손잡이를 잡고 멈출 수 없었다.

그들은 읽기 거리를 늘렸다. 통신 품질은 떨어졌다. 대신 접근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첫 상태 호출에 응답이 왔다.

오래된 장비 식별자.

내부 시계.

보관 묶음의 수.

디에고가 작은 웃음을 냈다.

“우편함은 살아 있네.”

이도는 편히 기대려다가 일어났다. 궤도 경고 하나가 화면 모서리에 떴다.

구형 화물 운반체의 폐기 덮개였다.

위치가 정확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둘의 거리가 작업 기준 안으로 들어왔다.

“언제?”

서린이 물었다.

디에고는 숫자 하나로 답하지 않았다. 최근 관측이 적어서 범위가 컸다. 도토리의 귀환 경로와 중계기 뒤쪽의 통신 방향이 그 범위와 함께 엮였다.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가장 오래된 것을 먼저 읽는다

보관 목록에는 같은 경고가 여럿 있었다.

그중 가장 위에 있는 것이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경고는 아니었다. 마지막 전달 시각을 기준으로 정렬된 목록이었다. 중계기가 주기적으로 다시 보내려 할 때마다 그 줄은 위로 올라왔다.

이도는 화면을 보다가 웃었다.

“우리가 유령이라고 생각한 게 안 읽은 알림이었네.”

디에고는 웃지 않았다.

“알림 안에 새 관측도 붙어 있었어. 옛 편지만 계속 돌던 건 아니야.”

원문 생성 시각.

장비가 덧붙인 상태 관측 시각.

중계기가 다시 전송한 시각.

세 종류의 시간이 한 줄에서 비슷하게 보였다. 그 구분을 펼치자 고래가 어떻게 죽은 우주선이 되었는지 조금 달라졌다. 지구와의 정식 운용 연결은 끊겼지만 일부 장비는 더 오랫동안 신호를 넘겼다. 지금까지 관측이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했다.

유라가 물었다.

“그럼 먼저 읽어야 할 건?”

“경고의 원래 적용 범위.”

서린이 말했다.

도토리는 긴 본문부터 받지 않았다. 묶음 목록과 연결 관계, 빠진 조각을 표시하는 작은 자료부터 받았다. 어느 조각이 다른 조각을 읽는 데 필요한지 알아야 했다. 가장 화려한 영상 하나를 먼저 받았다가 정작 위치와 시각을 놓치면 그 영상은 구경거리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이도는 자기 앞의 새 작업 목록을 봤다.

표지.

목차.

주의사항.

“독서는 재미없는 데서 시작하는군.”

유라가 말했다.

“재미있는 데부터 읽다가 범인 이름 놓치는 사람 있죠.”

“전 범인이 있으면 일단 책을 덮어요.”

“왜요?”

“잡으러 가라고 시킬 것 같아서.”

그때 통신 속도가 내려갔다.

회전한 안테나가 도토리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링크가 완전히 끊어지기 전에 받은 자료가 저장됐다. 화면의 진행 막대는 끝까지 가지 않았다.

이도는 그 빈 끝을 보며 이를 물었다.

디에고는 받은 부분을 검사했다. 다음 연결에서 처음부터 다시 받을 필요는 없었다. 확인된 조각은 남았고 아직 없는 조각만 요청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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