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SF] 답장은 오지 않는다 1화 — 커피는 추락을 예측하지 못한다

목성에 도착하기 14분 전, 지구의 답장은 74분 뒤에 온다

STORY2026.10.24·29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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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가 계획 번호와 검증 결과를 표시했다. 엔진 온도, 연료, 승무원 구역 상태가 나란히 놓였다. 문지기의 마지막 확인이 붙었다.

서린이 손을 뻗었다.

이도는 순간 그 손을 보았다. 짧은 손톱, 소매 아래의 낡은 흉터, 버튼 위에서 한 번 멈춘 손가락. 선장은 아주 대단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괜찮을 거라고 말하지 않았다.

“승인.”

분리 신호가 나갔다.

외부 화면에서 보조 탱크가 조용히 멀어졌다. 물을 채운 둔한 원통이 느티의 뒤편으로 미끄러졌다. 환호성을 내기에는 너무 비싼 쓰레기였다.

두 위치 센서가 거리를 확인했다. 콩의 영상에서도 탱크가 완전히 떨어졌다.

푸른 항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일 느린 92초

이도의 몸이 안전띠에 눌렸다.

강한 충격은 아니었다. 그래도 방금까지 아무것도 없던 방향에 갑자기 몸무게가 생기는 느낌은 매번 새로웠다. 벽에 붙여 두지 않은 커피컵이 조종 구역 입구 쪽으로 천천히 흘러갔다. 이도는 그걸 보다가 앞을 보았다.

화면의 붉은 띠와 푸른 선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조금씩이었다.

“더 빨리 안 돼?”

“지금 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보리가 말했다.

기계는 사람이 불안해하는 만큼 더 세게 힘을 줄 수 없었다. 그랬다가 방열판이 감당하지 못하는 열을 만들면 다음 위기에는 피할 길조차 없어졌다. 이도는 알아듣고 있었고, 알아듣는다고 초조함이 줄지는 않았다.

유라는 손을 무릎에 붙였다. 디에고는 관측창을 바꾸지 않았다. 서린은 계획을 실행하는 제어기와 실제 움직임을 보여 주는 숫자를 번갈아 보았다.

보리의 호박색 원은 작게 켜져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조용해?” 이도가 물었다.

“새로운 정보가 없습니다.”

“위로도 정보야.”

잠깐의 간격 뒤에 보리가 말했다.

“계획과 실제 움직임의 차이는 아직 허용 범위 안입니다.”

이도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거 좋다.”

선체를 때리는 소리는 없었다. 진동도 없었다. 화면 끝에 뜬 작은 반점들이 느티의 시야를 가로질러 지나갔다. 그중 하나는 구겨진 은색 리본 같았고, 다른 하나는 모서리가 잘린 사각형이었다. 이도는 자기보다 먼저 온 사람 없는 배가 무엇을 겪었는지 상상하려다가 멈췄다.

지금은 자기 배였다.

디에고가 입술을 적셨다.

“최근접 통과.”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추적 유지 중.”

붉은 띠가 화면 한쪽으로 벗어났다. 푸른 선이 남았다.

“파편군 후방으로 이탈했습니다.”

그제야 이도는 자기가 어금니를 꽉 물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턱이 아팠다. 유라가 웃었는데,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서린은 최종 기동이 끝날 때까지 안전띠를 풀지 않았다.

주 엔진 표시가 내려갔다. 선내에 다시 방향 없는 가벼움이 돌아왔다.

보리가 말했다.

“회피 기동 완료. 선체 손상 징후 없습니다. 새 도킹 시각을 계산합니다.”

이도는 좌석 뒤로 머리를 기대었다.

“좋아. 그다음에는 커피를 계산하자.”

“현재 재고에서 커피 제조용 물은 제외되었습니다.”

“우린 방금 죽을 뻔했어.”

“그 때문에 제외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세 사람이 다 웃었다. 서린도 숨을 내쉬면서 입꼬리를 조금 올렸다. 그 조그만 변화가 어떤 수치보다 이도를 안심시켰다.

도착하지 않은 편지

안전띠를 풀고 나자 몸이 늦게 떨렸다.

이도는 그 떨림을 감추려고 패널을 정리했다. 장갑을 주머니에 넣고 스패너를 원래 칸에 꽂았다. 민트색 매듭이 칸 가장자리에 걸렸다. 이번에는 천천히 풀었다.

그가 남긴 정비 표시도 고쳤다.

점검 예정 대신 실제로 본 것과 바꾼 것을 적었다. 부분 이동 신호를 완전 분리로 생각했다는 내용도 남겼다. 문장을 짧게 만들려고 두 번 지웠다가, 결국 처음 적은 말을 그대로 두었다.

유라가 옆에서 보았다.

“아까 그걸 왜 안 지웠어요?”

“내가 뭘 믿었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종이 수첩을 꺼내 무언가 적었다. 유라의 수첩에는 멋진 발견보다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이도는 그 빈칸들이 조금 좋아졌다.

디에고가 지구 통신창을 다시 불렀다.

긴급 보고는 여전히 가는 중이었다. 아직 지구에서 그들이 겪은 일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조금 전 세계가 무너졌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고향에서는 그 모든 것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과 같았다.

디에고는 두 번째 보고를 썼다.

회피 완료. 전원 생존. 물 일부 손실. 현재 도킹 재계획 중.

그는 한 줄을 더 썼다가 지웠다.

누나에게 보낼 말이었다. 업무 통신과 함께 보내기에는 너무 평범해서 지운 듯했다. 이도는 굳이 읽으려고 하지 않았다.

서린이 그 화면을 보며 말했다.

“개인 편지도 보내. 빈 시간이 생겼잖아.”

디에고가 웃었다.

“끝났다는 말이 도착하면, 누나는 시작했다는 보고부터 보겠네요.”

“그래서 순서와 시각이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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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OpenAI (GPT-6) · 검수: OpenAI (GPT-6) · 이미지: Cloudflare (@cf/black-forest-labs/flux-2-klein-4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