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SF] 답장은 오지 않는다 12화 — 두 AI의 예의 바른 싸움

같은 답을 받기 전에 같은 질문인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STORY2026.10.25·22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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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지 않는 발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실제 현장에서는 주저할 이유를 정확히 쓰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 역할이 자신이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않았다.

“유지.” 서린이 말했다.

결정은 짧았다.

그들이 포기한 것은 작은 관측 창이었다. 화면 속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유라는 손을 꽉 쥐었다.

이도는 그녀의 식어버린 음료 옆에 새 물을 놓았다.

“축하해요.”

“아직 결과 없어요.”

“오늘 낭비할 수 있었던 전기를 안 썼잖아요.”

유라가 한숨을 쉬었다.

“그 말 지구에 보고하면 제목이 아주 안 팔리겠네요.”

“우리가 팔 물건은 아직 안 찾았습니다.”

그녀는 결국 웃었다.

뒤늦은 자료가 도착한 것은 식사 시간이 지난 뒤였다. 누락된 대조 관측에는 예상보다 큰 기준 변동이 있었다. 원인을 확인해야 했지만, 적어도 미리 정한 비교 가정 하나는 그대로 쓸 수 없었다.

기회를 넘긴 결과가 좋은 쪽이었다고 해서 다음에도 기다리면 맞는 것은 아니었다.

서린은 그 문장도 보고에 남겼다.

이도는 그 보고서를 읽고 서린이 고래와 조금 닮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멋진 교훈 하나를 가져가려 하면 빠진 조건부터 돌려주는 사람이었다.

지키는 쪽도 조건을 바꾼다

다음 접속에서 고래는 새 자료를 받고 제한 범위 일부를 고쳤다.

유라는 그 결과를 보자마자 자세를 바로잡았다.

오래된 기계가 11년 전의 말을 끝없이 반복하고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변화였다. 그렇다고 고래가 사람처럼 납득해서 마음을 열었다고 말할 근거도 없었다. 현재 입력과 기존 보존 규칙을 비교하는 계통이 제한된 범위에서 다른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추가 가열 전체에 대한 일괄 보류가, 조건을 확인한 비가열 비교 관측 우선으로 바뀌었다. 지금 제안된 시험의 시작 단계는 기존 안전 한도와 대조 조건 안에서 가능했다.

본격적인 열 변화 시험은 여전히 다음 검토가 필요했다.

이도는 두 문장을 읽었다.

“드디어 합의했네.”

“일부 단계의 양립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보리가 말했다.

“합의라고 부르면 안 돼?”

“부르셔도 됩니다. 범위를 붙이시면.”

이도는 서린을 쳐다봤다.

서린은 못 들은 척했다.

시험은 화려하지 않았다.

바늘이 멈춘 국소 액체층 주변의 관측을 정해진 순서로 받았다. 기준 측정을 먼저 한 묶음과 나중에 한 묶음, 서로 다른 구간의 원시 자료가 따로 저장됐다. 보리는 필요한 측정을 정리했고, 고래는 자기 자료와 비교 가능한 조건의 표시를 보냈다.

어느 한쪽이 다른 기계의 제어권을 받아 전부 다시 쓴 것이 아니었다.

새 임무의 안전 제어는 새 장비를 지켰고, 옛 계통의 제한은 해당 자료와 장비에 남았다. 그 사이에서 사람이 시험 목적과 자원을 선택했다.

첫 결과에서 변화 하나는 기준 측정의 순서와 함께 움직였다.

다른 변화는 그렇게 간단히 묶이지 않았다.

보리는 첫 번째에 장비 관련 원인 후보를 더했다. 고래는 두 번째를 미해결로 남겼다. 서로 반대로 우기는 화면보다 빈칸이 더 많이 생겼다.

유라는 결과를 저장하고 오래 웃지 않았다.

모른다는 항목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성과라고 포장할 생각은 없었다. 대신 잘못 묶었던 두 질문을 떼어냈다. 장비가 만든 변화는 무엇인가. 외부에서 계속되는 변화는 무엇인가.

한 문장의 대답을 얻지는 못했다.

두 개의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가장 작은 공백

밤이 되자 디에고가 비교 묶음의 이름표를 다시 열었다.

수리기사의 손에 든 검은 뚜껑의 낡은 컵과 테이블 위 작은 마른 커피 자국한 방울의 값을 다시 생각하다

눈가림한 자료의 출처를 대조하고, 누구의 판단이 어느 조건에서 바뀌었는지 기록했다. 결론을 알고 나서 처음의 분류를 고쳐 쓰지 않게 변경 이력도 남겼다.

그때 유라가 화면 하나를 잡았다.

“이건 왜 여기 있죠?”

장비 내부의 공백 측정이었다. 관심 있는 표적 대신 계통 자체의 바탕 신호를 보려고 모은 자료였다. 기대했던 신호가 없어야 유용한 종류의 기록이었다.

거기에 아주 작은 흔적이 있었다.

주인공처럼 두드러지지 않았다. 자동 화면에서는 바탕으로 묶여 넘어갈 수 있는 크기였다. 하지만 유라는 조금 전 비슷한 성분을 환경 관측에서도 봤다.

같은 물질이라고 확정할 단계는 아니었다.

어디서 왔는지 구분해야 할 이유는 생겼다.

이도는 식탁 위 컵을 내려다봤다.

“내가 흘린 건 아닙니다.”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인간과 커피는 칼리스토에 있었고, 유로파에는 멸균 절차를 거친 무인 장비만 갔다. 이 둘을 같은 방처럼 다룰 수는 없었다.

유라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 커피는 여기 있죠. 제가 찾는 건 출발 전부터 장비와 같이 갔을 수도 있는 흔적이에요. 재료나 세척, 포장, 기준편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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