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SF] 답장은 오지 않는다 11화 — 11년 된 음성 사서함

꺼진 단말 뒤에서 아직 근무 중인 기계가 응답했다

STORY2026.10.25·24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AI가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실제 AI 기술에 근거하며, 활용 장면·인물·미래 상황에는 허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우주에 온 뒤 처음이었다. 오래된 경고를 보며 유령보다 과로한 동료가 먼저 떠올랐다.

사서함 뒤의 문

음성 파일을 다 듣고 나서 단말의 전력을 끊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읽기 요청에 다른 장치가 응답했다.

단말 자체의 저장 자료와는 주소 체계가 달랐다. 디에고는 화면을 자동 번역된 문장으로 바꾸기 전에 원래의 상태 값을 따로 남겼다.

원격 감시 계통. 제한 운용 중.

기록 목록에만 있던 장비가 현재 연결에 반응하고 있었다.

“고래?” 이도가 물었다.

보리는 바로 그렇다고 답하지 않았다.

“고래 임무의 감시 계통 식별 값입니다. 현재 응답 주체는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단말이 보낸 것은 새로 녹음한 최경아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문장도 아니었다. 고래의 장비 계통에 속하는 응답 형식과 짧은 상태 자료였다.

이도는 오래된 메시지 재생 장치가 요청을 받아 정해진 답을 내보낸 가능성을 생각했다. 그런 기계에도 전원을 넣으면 지금 시간이 찍혔다. 전송 시간이 현재라고 해서 내용까지 현재인 건 아니었다.

디에고가 서비스 규격을 찾았다.

임무 인수를 위해 마련된 제한된 확인 요청이 있었다. 상태 응답에 이번 요청에서만 쓰는 일회성 값을 되돌려 붙이게 하고, 최신 장비 계측의 순번과 수집 시각도 함께 받는 절차였다. 누군가의 계정을 뚫는 일과는 상관없었다. 오랫동안 쓰지 않은 초인종의 배선을 확인하는 쪽에 가까웠다.

서린이 범위를 확인했다.

“읽기 확인만. 원격 계통 재시작은 하지 않는다.”

요청을 보낸 뒤 그들은 기다렸다.

바늘의 유지 상태 자료가 먼저 도착했다. 솔의 남은 전력도 줄고 있었다. 디에고는 고래 응답이 오지 않아도 돌아갈 시각을 다시 읽었다.

아무도 그 시각을 지우지 않았다.

새 패킷에는 요청한 일회성 값이 들어 있었다. 장비 계측 순번은 앞서 읽은 목록보다 뒤로 갔다. 수집 시각은 단말에 전원을 넣기 전이었고, 요청에 응답한 처리 시각은 그 뒤였다.

이것만으로 기계의 마음이나 11년의 연속 활동을 증명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죽은 기록을 반복 재생하는 사서함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 처리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디에고가 말했다.

이도는 오히려 화면에서 조금 멀어졌다.

오랫동안 누군가가 남아 있었다는 사실보다, 그 누군가가 자기들을 알아볼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새 팀. 새 단말. 다른 작업 도면.

고래에게는 도둑과 구조대가 같은 연결부로 들어오는 셈이었다.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요?” 유라가 물었다.

“임무 인수 자격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보내고 있습니다.” 디에고가 말했다. “사람 이름을 안다고 믿어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보리가 옛 형식의 상태 항목을 현재 표시로 변환했다.

현장 보존 임무 유지.

인수 확인 미완료.

서린이 천천히 물었다.

“뭘 보존하고 있지?”

보리가 대답했다.

“그 항목은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질문이 생길수록 솔의 배터리 표시는 덜 낭만적으로 보였다.

솔을 먼저 돌려보낸다

연결 시간이 길어지자 단말의 전류가 불안정해졌다.

네 개의 작은 바퀴와 접힌 작업 팔을 가진 흰 상자형 탐사 로봇 솔이 얼음 위를 천천히 귀환한다솔을 먼저 돌려보낸다

처음에는 주기적인 통신 부하처럼 보였다. 이도는 시간 간격을 맞춰보았다. 세 번은 맞았고, 네 번째는 맞지 않았다.

“이유를 모르겠으면 공급을 늘리지 마.”

공급 모듈이 전류 제한에 닿아 분리 준비 상태로 들어갔다. 솔의 배터리를 더 쓰면 통신 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었다. 반대로 어느 곳이 고장인지 모르는 오래된 장치에 더 많은 에너지를 밀어 넣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디에고는 귀환 예정 시각을 소리 내어 말했다.

유라는 고래의 보존 대상을 읽는 요청을 대기 목록에서 뺐다.

이도는 그녀를 보았다.

“나중에?”

“솔을 지금 돌려보내면 나중이 생기죠.”

서비스 인수 절차는 연결이 끊겨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순서가 남았다. 읽은 위치와 검증 값이 저장됐다. 전부 읽지 못했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이 단말을 떠나기로 한 순간, 보리가 한 가지 자료를 찾아냈다.

단말은 고래의 전체 컴퓨터가 아니었다. 그 사이를 잇는 오래된 현장 회선이 있었다. 상태 자료에 남은 선로 점검 값은 정상과 완전 단절의 중간 어딘가였다. 단말의 전력 입력 문제인지, 회선 너머 장비가 깨어나는 순간의 부하인지 따로 봐야 했다.

현장에서 뜯어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접속부의 온도와 공급 모듈의 반응, 응답이 끊긴 순서를 분리해 기록할 수는 있었다.

이도는 더 당겨보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바늘을 구할 때 무릎 아래 넣었던 손이 이번에는 책상 위에 가만히 있었다.

솔은 연결 도구를 분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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