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SF] 답장은 오지 않는다 7화 — 지도에는 없는 80미터

돌아온 것은 로봇과 틀린 지도, 그리고 누군가의 흔적

STORY2026.10.24·24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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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는 괜히 딴 곳을 봤다.

“지우는 것까지 기록해 주세요.”

유라가 말했다.

“표적이 재미없어서 안 본 게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 시간을 쓴 거라고요.”

보리는 관측하지 않은 이유를 남겼다.

세상에는 얻지 못한 자료의 사정까지 실어야 하는 지도가 있었다.

귀환 거리는 줄지 않았다

두 번째 후퇴에서 솔은 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얼음 지형 영상에 겹친 귀환 경로와 위치 오차를 비교하는 항법 담당자두 개의 다른 귀환선

안정적이라는 말은 빠르다는 뜻이 아니었다. 바퀴 한 번이 멈추고, 가까운 지형이 확인되고, 다시 바퀴가 돌았다. 마루에 돌아오는 영상에서는 작은 이동 사이에 긴 침묵이 끼었다.

이도는 그 침묵마다 목이 말랐다.

디에고는 같은 시간에 두 개의 귀환 거리를 보고 있었다. 지도에서 잰 거리는 줄었다. 실제로 확인된 안전 경로를 따라 잰 거리는 거의 줄지 않았다. 짧게 보였던 선이 구부러지고, 구부러진 선 끝에는 아직 읽지 않은 표면이 있었다.

“왜 집이 도망가지?”

이도가 물었다.

“지도가 너무 빨리 집에 보내 줬던 거야.”

디에고가 대답했다.

그는 처음 만든 경로를 보관하고 새 경로 옆에 놓았다. 지우고 싶은 쪽이 어느 것인지는 얼굴에 쓰여 있었다. 그래도 두 장을 함께 남겼다. 다른 사람이 같은 영상으로 다시 계획을 짤 때, 같은 매끈한 면을 또 믿게 해서는 안 됐다.

유라는 그에게 수첩을 밀었다.

종이에는 아까 그린 솔과 큰 네모가 있었다.

“처음보다 줄었어요.”

“기계가 온 거리는 별로 없는데요.”

“우리가 모르는 곳이 줄었잖아요.”

디에고는 잠깐 그 그림을 봤다.

모니터에서는 수많은 숫자로 해야 하는 말이 종이에서는 네모 두 개로 끝났다. 그는 연필을 들어 큰 네모의 한쪽을 조금 지웠다. 아직 남은 면이 더 많았다.

그 순간 새 경고가 왔다.

통신을 이어 주던 자작의 시야 가장자리로 솔이 들어가고 있었다. 낮은 능선이 안테나 방향과 겹쳤다. 예정대로라면 문제없는 길이었지만, 솔은 예정된 자리에 있지 않았다.

디에고가 귀환 경로 위에 통신 범위를 얹었다.

선 두 개가 서로를 밀어냈다.

이도는 혀를 찼다.

“이제 집에 가는 길이랑 전화 잘되는 길이 다르네.”

카메라가 없어지는 순서

통신이 나빠질 때에는 화면이 먼저 정직함을 잃었다.

영상은 부드럽게 움직이다가 같은 프레임을 조금 오래 보여 주었다. 그 옆의 촬영 시각이 없었다면,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기계를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디에고는 오래된 영상을 어둡게 했다.

이도는 그 처리가 싫었다. 안 보인다고 말하는 화면은 무서웠다. 그래도 현재처럼 밝게 남아 있는 오래된 화면보다는 나았다.

솔에게는 받은 계획이 있었다. 일정한 통신 품질이 필요한 관측은 멈추고, 마지막으로 확인된 짧은 이동만 끝낸 뒤 안전하게 대기한다. 새로운 방향으로 스스로 범위를 넓힐 권한은 없었다.

서린이 물었다.

“그 자리에서 연결이 돌아올 때까지 버틸 수 있어?”

보리는 조건을 나눴다. 기계가 버틸 수 있는 시간. 마루가 현재 상태를 모른 채 기다려도 되는 시간. 다음 통신 경로를 쓸 수 있는 시각.

세 시간이 같은 곳에서 끝나지 않았다.

유라는 정밀 관측 장비의 전원을 더 낮추는 안에 동의했다. 솔은 갈 곳을 보기 위한 카메라와 필수 상태 감시를 남겼다. 찾고 싶은 것을 보는 눈이, 돌아오기 위한 눈에 자리를 양보했다.

그 뒤 잠깐 솔의 영상이 끊겼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칼리스토 살림집의 공조음만 들렸다. 이도는 이렇게 따뜻하고 산소가 있는 방에서 작은 기계 하나 때문에 숨을 아끼고 있다는 사실이 우스웠다. 우습다는 생각만 했고 웃지는 않았다.

수신 경로가 바뀌었다.

먼 중계기를 거쳐 상태 자료가 먼저 들어왔다.

정지 유지.

온도 허용 범위.

새 이동 없음.

이도는 어깨를 내렸다.

“우리가 잠깐 못 본 동안에도 착하게 있었네.”

서린이 그를 봤다.

“착한 건지 말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해 둔 범위에 있었네요.”

그 말을 하고 나니, 다음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도 분명해졌다.

왔던 길에도 처음 보는 돌이 있다

솔을 다시 움직이려면 뒤쪽 관측을 더 얻어야 했다.

마루에서 카메라 영상을 키우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다. 원래 픽셀이 없는 부분은 커다란 네모가 될 뿐이었다. 보리는 높은 해상도처럼 보이는 새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이 작업에는 쓰지 않았다.

이도가 말했다.

“이번에는 네 상상력이 필요 없네.”

“추정 가능한 범위와 관측된 범위를 분리하고 있습니다.”

“집에 오면 내가 상상으로 고쳐 줄게. 공구도 안 쓰고.”

“정비 완료로 기록하지 않겠습니다.”

디에고가 결국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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