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SF] 답장은 오지 않는다 18화 — 전기를 먹는 눈

통신을 쉬는 동안에도 얼음 속 기계는 살아 있어야 한다

STORY2026.10.25·21분 읽기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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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는 예상과 실제의 차이를 반영해 시간표를 다시 고쳤다.

그 수정은 복잡한 말 한 줄이 아니었다. 통신 구역의 준비 시간을 앞당기면 전력 사용 시각이 옮겨갔다. 그때 과학 계측이 켜져 있으면 같은 순간의 부하가 높아졌다. 계측을 미루면 대조 관측의 짝도 함께 바뀌어야 했다.

디에고가 일정을 옮겼다.

유라가 관측 묶음을 나눴다.

이도가 열 상태의 한도를 확인했다.

서린은 무엇을 덜 보기로 했는지 읽었다.

그들은 실패한 첫 시간표를 지우지 않았다. 왜 처음 예상이 틀렸는지 나중에 확인하려면 남겨야 했다.

보리는 그럴듯한 새 선을 그릴 때 실제 관측과 달라질 수 있는 폭도 함께 표시했다.

이도는 그 폭을 보고 말했다.

“확신이 줄어서 좋은 날이 있네.”

“불확실성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표시가 늘었습니다.”

“그게 좋은 날이라고.”

다음 전송 창은 짧게 열렸다.

자료가 들어왔다.

계획한 양을 모두 받지는 못했다. 그래도 받지 못한 나머지가 어디에 남는지 알 수 있었다. 현장 저장 여유도 관리 범위 안에 있었다.

송신 구역이 다시 휴지 상태로 들어갔다.

바늘의 유지 열은 계속 남았다.

두 기능을 따로 다루는 일정이 처음으로 실제 한 주기를 돌았다.

사라지지 않은 청구서

위기는 한 번의 통신 성공으로 끝나지 않았다.

올리브색 작업복의 과학자가 닳은 계획 종이를 접어 수첩 뒤에 넣는다오래 준비한 관측을 접는 날

이도는 며칠의 자료를 다시 보았다.

처음보다 줄어든 소비와, 여전히 남은 유지 비용이 있었다. 과학 작업 몇 개는 늦어졌고, 일부는 더 하지 않기로 정해야 했다. 고장 난 컴퓨터를 살리기 전의 모든 계획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유라는 한 관측 묶음에 표시했다.

이번 임무에서는 미수행.

펜을 떼기 전까지 손이 조금 느렸다.

이도가 말했다.

“나중에 할 일 칸에 넣을 수 있잖아요.”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우리 자원으로 할 수 없는 건 이번에는 안 한다고 써야죠. 계속 나중이라고 적으면 계획이 끝나지 않아요.”

그는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기계를 포기하는 것과 관측을 포기하는 것에는 닮은 부분이 있었다. 미련은 유용한 자원처럼 보였지만 전력표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서린은 그 결정을 승인했다.

유라의 계획에서 사라진 자리에 다른 관측이 자동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그 자리는 여유가 됐다. 여유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구간이 아니라, 다음 예상 밖의 일을 감당할 몫이었다.

디에고는 그 칸을 빈칸으로 남겼다.

유라는 접은 관측 계획을 자기 수첩 뒤에 끼웠다. 이도는 그 종이의 가장자리가 유난히 닳은 것을 보았다.

“많이 연습한 거예요?”

“지구에서요. 수조와 모형 장비로 여러 번 했어요. 제가 제일 먼저 해보자고 했던 측정이기도 하고.”

그녀는 종이를 펴지 않았다. 마루에 와서 보리에게 새로 만들어달라고 한 계획이 아니었다. 떠나기 전 동료들과 조건을 맞추고, 실패한 시험에서 순서를 고치고, 성공한 날 사진까지 찍어둔 작업이었다.

이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깝겠네요.”

유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워요.”

정확한 말이라 둘 다 조금 편해졌다. 그 종이를 접은 일이 사실은 하나도 아쉽지 않다는 용감한 얼굴을 할 필요는 없었다.

“지구의 팀에는 제가 설명할게요. 자기들이 준비한 게 헛일이었다고 생각하지 않게요. 여기 와서 무엇 때문에 바뀌었는지 보내야죠.”

이도는 종이 위의 수정 흔적을 가리켰다.

“그 사람들이 조건을 적어놨으니까, 지금 못 한다는 것도 아는 거잖아요.”

유라는 잠깐 웃었다.

“그렇게 말해볼게요.”

그녀는 수첩을 닫았다. 언젠가 다른 임무가 그 측정을 다시 할 수도 있었다. 그때의 사람이 오늘의 빈칸을 게으름으로 읽지 않도록 이유를 남기는 것까지가 이번 팀의 일이었다.

보리는 거기에 새 목표를 제안하지 않았다.

이도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기계가 모든 틈을 일로 채우지 않아도 되는 날이었다.

관측하는 우리가 남긴 주기

운전이 바뀐 뒤 바늘의 관측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유라는 처음에 그것을 전력 문제와 따로 보았다. 한쪽은 장비를 살리는 표였고, 다른 쪽은 환경을 알아보는 표였다.

보리가 두 묶음의 사건 시각을 나란히 놓았다.

그녀는 의자에 다시 앉았다.

약한 반복 성분 하나가 열 운전의 주기 변화와 함께 달라져 있었다. 일부는 장치 가까이의 측정에서 더 잘 보였다. 멀리 떨어진 관측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이도는 말했다.

“우리 쪽 시간표를 따라온 것처럼 보이네요.”

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인다는 데까지만요. 비교를 더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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