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SF] 답장은 오지 않는다 17화 — 목성은 창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컴퓨터가 다시 켜져도 어제의 계획을 다시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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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계통의 어떤 상태가 확인됐는지 적었다.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이름과, 기계를 고칠 때 필요한 이름은 달랐다.
단추가 보내온 영수증
단추의 다음 창이 열렸다.
작은 센서는 약속된 시간에 깨어나 자기 상태와 저장한 자료를 보냈다. 그동안 자작 쪽의 연결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일부 묶음이 늦게 전달됐다.
디에고는 단추가 받은 요청과 실제로 실행한 항목을 대조했다. 같은 요청이 여러 번 전달돼도 그것을 매번 새 동작처럼 수행하면 안 되는 종류의 일들이 있었다.
단추의 짧은 상태 자료에는 처리한 순번이 남아 있었다.
지표의 새 컴퓨터가 가진 사본과 맞지 않는 부분이 하나 나왔다.
이도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여기서는 못 했다고 생각하고, 단추는 했다고 말하는 거야?”
“이 항목은 그렇습니다.”
어느 쪽의 말이 더 새로 도착했는지로 고르지 않았다.
실제 실행을 남긴 기록과 그때의 상태, 독립된 계측 반응을 비교했다. 단추가 자기 관측 창을 한 번 수행했고, 자작의 완료 확인 사본이 그 뒤 갱신되기 전에 통신 계통이 재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들은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쪽으로 요청을 바꿨다.
서린이 보고에 쓸 말을 골랐다.
실행 여부 불일치 확인.
현재 상태 재확인 후 중복 수행 방지.
잘 안 들리는 말이었다. 그 말 덕에 작은 센서의 남은 전력을 똑같은 과거에 다시 쓰지 않을 수 있었다.
이도는 단추의 상태표를 보고 웃었다.
“물건은 못 가져왔는데 영수증은 보내주네.”
유라가 대답했다.
“버리지 말라고 했잖아요.”
고래도 다시 시작했었다
고래의 옛 기록을 열자는 말은 보리가 꺼냈다.
당시의 오류와 복구 상태를 분류하는 형식이 지금 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현재의 항목 이름을 예전 값에 억지로 붙이면 다른 고장까지 같은 것으로 보일 수 있었다.
디에고는 변환 전 항목을 남겼다.
유라는 옛 관측이 끊긴 시간과 복구 기록을 나란히 놓았다.
비슷한 순서가 있었다.
오류 감지.
일부 계통 중지.
다른 경로의 확인.
새 시계의 시작.
예전 고래도 한 번에 완전한 몸으로 11년을 버틴 것이 아니었다. 일부 기능이 멈추고 살아나는 사이, 어떤 상태는 따로 유지하고 어떤 관측은 포기했다.
유라는 그 빈 구간을 다시 보았다.
고래의 자료에서 곧은 선처럼 보이던 조용한 시간 중 일부는 관측 중단이었다. 그 사실은 옛 기록 안에 있었다. 요약 화면에서 덜 보였을 뿐이었다.
이도는 옛 열 운전 기록의 한 항목을 가리켰다.
재시작 뒤 유지 단계가 바뀐 시점.
그 앞뒤로 관측값의 변화가 있었다.
“이게 외부 변화라는 설명과 따로 봐야겠네요.”
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열을 넣은 순서와 본 순서를 같이요.”
둘은 그 선을 현상의 정답으로 부르지 않았다. 비슷한 오류 기록이 있다고 모든 화학 변화가 컴퓨터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었다. 실제 환경도 변할 수 있었고, 장비의 여러 동작이 겹칠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의 관측을 다시 읽을 조건이 하나 더 생겼다.
최경아가 남긴 끊어진 문장.
같은 것을 두 번 본 줄 알았다는 말.
그 말이 조금 다른 쪽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차폐함 밖의 우주
이도는 자작의 설계도를 열었다.
전자 장비를 보호하는 차폐 구역과 그 밖으로 나간 센서, 연결선과 부하가 표시돼 있었다. 두꺼운 금속함이 있다고 그 안의 모든 위험이 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밖에서 들어오는 전원과 자료의 경로까지 함께 봐야 했다.
그가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물건이었다.
설계도 위에 드라이버를 놓아봤자 나사가 풀리지 않았다.
그는 대신 현장에서 허용된 복구 선택을 읽었다. 상태를 점검하고, 사용하지 않을 영역을 분리하고, 확인된 사본과 현재 장비 조건을 다시 맞추는 단계. 어떤 기능은 당분간 꺼두고, 어떤 작업은 짧은 창으로 나눠 수행하도록 돼 있었다.
새로운 만능 프로그램을 그 자리에서 써 보내는 안은 없었다.
기계가 가장 불안할 때 기계의 몸을 가장 크게 바꿀 이유는 없었다.
유라가 조용히 물었다.
“모래를 오늘 안 내보냈으면 덜 복잡했을까요?”
이도는 머리를 들었다.
“지금은 다 안에 있잖아요.”
“하루 늦게 했으면 더 편했을 수도 있죠.”
“하루 늦게 무슨 일이 있었을지는 모르죠.”
그는 자기 말이 조금 차갑게 들렸을까 봐 덧붙였다.
“오늘은 돌아온 뒤에 이게 와서,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게 있어요. 그걸 보죠.”
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았을 수도 있는 다른 하루는 무한했다.
그들이 고칠 수 있는 것은 이미 온 하루였다.
다시 말하지 않아도 되는 일
한동안 새 오류는 늘지 않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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