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4화 — 멸망에도 환불은 됩니다
AI가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실제 AI 기술에 근거하며, 활용 장면·인물·미래 상황에는 허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나누는 일은 재고를 나누는 일보다 어려웠다.
서린은 구조대원 둘을 학교 대피소로 보냈다. 해민은 무전기 건전지를 갈아 끼우며 매장 옆 골목과 큰길이 번갈아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 휴대전화는 되는 사람도 있었고 안 되는 사람도 있었다. 모든 것이 동시에 꺼지는 편이 차라리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살아 있는 신호가 죽은 신호 사이에서 사람을 헛되이 기다리게 했다.
태준은 충격막의 유지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에 오래 켜 둔 탓에 예비량이 줄었다. 지금까지 냉장고와 매장 전등은 남아 있는 외부 전기로 돌아갔지만 전압이 출렁일 때마다 금속 상자 안쪽이 빛났다.
“그거 계속 켜 둘 수 있어요?”
서린이 계산대 앞의 보이지 않는 선을 가리켰다. 태준이 알려 준 뒤부터 그녀는 선이 있는 자리를 유난히 조심해서 걸었다.
“아뇨. 오래는.”
“얼마나?”
태준은 화면을 다시 봤다. 남은 양을 지금 쓰면 조명이 얼마나 버틸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아직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그럼 모른다고 적을게요. 밤에 방패 믿고 사람 세워 두면 안 되니까.”
서린은 설명을 다 듣기 전부터 보호막을 방어 계획의 중심으로 삼지 않았다. 태준은 조금 섭섭했다. 얻기 어려운 능력을 쓸모없다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녀가 보호막 바깥에 있게 될 사람들의 이름을 따로 적는 걸 보고 그 마음이 가라앉았다.
능력의 바깥에도 사람이 있었다.
그는 종이에 ‘충격막 / 짧음 / 에너지 소모 / 계산대 앞 한 구간’을 적었다.
서린은 그 종이를 사람 장부 옆에 붙였다.
진우는 해가 기울 무렵 돌아왔다.
오전부터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던 사람의 얼굴이 자동문 밖에 보이자 태준은 먼저 욕을 했다. 반가울 때도 욕부터 하는 친구 사이였다. 진우는 욕을 다 듣고 들어와 생수 하나를 집었다가 빈 진열대 앞에서 멈췄다.
“진짜 무슨 일이냐.”
태준은 창고문을 가리켰다.
진우는 문 안의 선반을 보고 한동안 말을 못 했다.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다가갔다. 손을 문턱 안으로 뻗으려 하자 태준이 붙잡았다.
“사람 못 들어가. 나도 안 돼.”
“그럼 도둑 들어갈 걱정은 없네.”
“밖에 있는 나를 때리면 꺼내게 할 수 있지.”
진우가 태준의 왼손을 보았다.
표정이 바뀌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고, 답을 듣자 밖에 앉아 있던 현석을 돌아보았다. 태준은 진우의 팔을 잡았다. 남은 손으로 붙잡아야 했다.
“하지 마.”
“내가 뭘.”
“네가 지금 하려는 거.”
진우는 입을 다물었다. 한참 뒤 어깨를 내렸다.
파란 병원 팔찌
태준은 그제야 진우의 손목에 감긴 파란 띠를 보았다. 병원 출입 팔찌였다. 얼룩이 젖어 번져 있었다. 진우는 소매를 내려 띠를 가렸다.
파란 병원 팔찌
“누나는?”
“괜찮아. 조카랑 같이 있어.”
“어디?”
“병원. 북쪽에.”
평소라면 병원 이름을 말했을 것이다. 태준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사람 없는 도로에서 트럭을 몰고 온 친구에게 대답을 재촉하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 진우의 휴대전화에 사진이 떴다.
어제 환자복을 입고 웃던 아이였다. 이번에는 종이컵을 두 손으로 쥐고 있었다. 웃지는 않았지만 눈은 떠 있었다. 진우가 사진을 아주 가까이 당겨 보았다.
“전화돼?”
태준이 물었다.
“문자는 가끔 와. 사진도 방금 온 건지 모르겠다.”
진우는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화면 아래 작은 원이 돌았다. 전송되지 않은 문장이 남았다.
엄마 말 잘 듣고 있어.
진우는 전송되지 않는 문장을 한 번 지웠다가 똑같이 다시 썼다. 태준은 재촉하지 않았다. 친구가 지금 누구 몫의 걱정까지 하는지 설명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진우가 트럭에 남은 재고를 가져왔다.
평범한 상온 과자 몇 상자와 세탁 세제, 양말 꾸러미였다. 당장 먹을 것이 모자란 사람들 앞에서 그런 물건을 내놓자 태준은 한숨이 나왔다. 생수 한 상자만 더 있었다면 싶었다.
“진짜 쓸데없는 것만 살아남았네.”
그는 양말 꾸러미를 뒤쪽에 놓았다.
서린이 바로 집어 들었다.
“이거 앞으로 빼 주세요.”
“물도 없는데 양말이요?”
서린은 대답 대신 문 가까이 앉은 노인의 발을 가리켰다. 신발이 젖어 있었다. 양말을 벗고 싶어도 다시 신을 것이 없어 그대로 두고 있었다. 학교로 이동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아침부터 같은 신발로 돌아다닌 사람도 있었다.
“밥 먹어도 못 걸으면 여기 남아야 합니다.”
새 양말의 값
태준은 말없이 양말을 카운터 앞에 놓았다. 큰 수익이 남는 물건도 아니었고, 게임에서 마법 효과가 붙은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노인은 새 양말을 만져 보고 두 번이나 가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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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