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1화 — 유통기한 여섯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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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도움으로 쓴 창작 판타지 소설입니다. 등장인물·도시·게임·제도·사건은 허구입니다.
세계가 망하기 전날, 한태준은 유통기한이 여섯 시간 남은 삼각김밥을 세고 있었다.
참치마요 일곱 개. 전주비빔 다섯 개. 누구도 전주에 가 본 적이 없는 게 분명한 전주비빔이었다. 오늘은 다섯 개가 들어와 다섯 개가 남았다. 손님들은 늘 종류가 부족하다고 했고, 종류를 늘리면 늘어난 종류부터 유통기한이 끝났다.
태준은 폐기 목록의 수량을 고쳤다. 여섯 시간을 버티면 그의 것이 되는 가게였다. 정확히는 냉장고의 소음과 미납 관리비와 전주비빔 다섯 개까지 그의 것이 될 예정이었다.
계산대 건너에서 전 점주 최영숙이 인주 뚜껑을 닫았다.
“후회할 거면 지금 해요.”
“잔금은 매달 이익에서 공제하는 거죠.”
“이익이 나면.”
“안 나면요.”
“내가 태준 씨보다 오래 살 수도 있으니까요.”
영숙은 웃지 않았다. 농담을 하는 얼굴도 아니었다. 오십 대 후반의 여자는 코트 자락으로 계산대 먼지를 닦더니 계약서를 다시 밀었다. 소매 끝이 오래되어 반들거렸다. 폐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먼지까지 닦는 게 태준은 조금 이상했다.
가게 뒤편의 창고문은 오후부터 열려 있었다. 안에는 종이 상자와 청소 도구가 얽혀 있었다. 형광등이 깜박일 때마다 문 안쪽의 그림자가 벽보다 깊어졌다. 태준은 전기 공사를 할 돈부터 계산했다. 그러자 그림자의 깊이가 궁금하지 않아졌다.
계약서에는 보증금 승계, 비품 양도, 상표 사용권, 남은 재고의 평가 금액이 빼곡했다. 태준은 숫자 옆에 연필로 적은 메모를 하나씩 지웠다. 물류센터에서 쓰던 버릇이었다. 확인이 끝나기 전에는 볼펜을 쓰지 않았다. 지워야 하는 숫자를 영구히 남기면 누군가 그 숫자에 맞추어 몸을 움직여야 했다.
마지막 장 특약은 세 줄이었다.
영업 중 취득한 물품의 소유 관계를 기록할 것.
보관 물품을 임의로 제삼자에게 인도하지 말 것.
폐기하지 말 것.
마지막 문장에는 목적어가 없었다.
“뭘 폐기하지 말라는 겁니까?”
영숙은 계산대 밑으로 손을 넣었다. 낡은 금속 상자 모서리를 손가락 두 개로 짚었다. POS 단말기 옆에 붙은 그것을 태준은 결제 중계 장비쯤으로 알고 있었다. 상자에는 회사 이름도 모델 번호도 없었다. 작은 유리창 안에서 회색 빛 하나가 움직였다.
“저거요. 고장 나도.”
“그거 빼면 새 단말기 설치할 때 자리 나오는데요.”
“자리 다른 데서 내요.”
여자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단단해졌다.
태준은 입을 다물었다. 다른 특약은 모두 영숙이 손해를 보는 내용이었다. 이런 구식 장비 하나를 남겨 달라는 부탁을 놓고 계약을 깨는 건 어리석었다. 그는 특약 옆에 ‘계산대 하단 장비’라고 적었다. 영숙은 그가 적은 글자를 한참 보았다.
“나중에 바뀐 게 있으면 그때그때 고쳐요.”
“장비를요?”
“장부를.”
그 말은 오히려 태준에게 익숙했다. 못 지킬 약속 같지는 않았다.
도장을 찍기 직전에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구직 사이트가 보낸 알림이었다. 지원한 물류관리 직무의 채용이 마감되었다고 했다. 채용 결과가 아니라 채용 자체가 마감되었다는 정중한 표현이었다. 그는 화면을 뒤집었다.
회사에서 나온 지 넉 달이었다. 처음 한 달 동안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았다. 다음 한 달 동안은 자기 경력의 장점을 수정했다. 세 번째 달에는 장점이라는 항목을 지웠다. 출고 오류율을 줄였다는 문장을 볼 때마다 그때 함께 일하던 계약직 직원의 손이 생각났다.
그는 그 손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냉장고 문에 붙은 가격표를 고쳤다.
영숙이 물었다.
“정말 할 거예요?”
“밤새 일하고 남의 재고만 세는 건 이제 그만하려고요.”
“내 재고는 더 무서워요.”
태준은 도장을 찍었다. 잉크가 종이 섬유를 따라 번졌다. 생각보다 못생긴 자기 이름이 남았다.
오후 네 시 십칠 분, 새벽24 하온점의 영업권이 넘어왔다.
계산대 밑에서 딸깍 소리가 났다.
영숙은 그 소리를 듣고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태준이 무엇이냐고 묻기도 전에 여자는 가방을 들었다.
“첫 손님한테 잔돈 잘 줘요.”
“제가 계산 못 하는 사람으로 보입니까.”
“사람이 계산을 잘해서 잔돈을 잘 주는 게 아니더라고.”
영숙은 자기가 쓰던 열쇠를 계산대에 남겼다. 문을 나서기 전에 바깥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흰 바탕에 청록색 글씨, 스물네 시간 열려 있다는 뜻의 숫자. 오후의 햇빛 속에서 간판은 볼품없었다.
“도망칠 일이 생기면 문부터 잠그고 가요.”
마지막으로 한 말이 그것이었다.
태준은 자동문이 닫힌 뒤에야 이상한 작별 인사라고 생각했다.
저녁 배달 차량은 다섯 시에 왔다.
운전석에서 내린 남자가 허리를 펴며 길게 신음했다. 박진우였다. 둘은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같은 동네에서 돈을 버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진우는 태준이 건넨 양도 계약서를 보고 휘파람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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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