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멸망한 세계의 편의점은 영업 중 3화 — 무한 창고, 생수 마흔여덟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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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푸른 창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태준이 궁금해하는 순간 작은 설명이 나타났다.
[구호 제공. 거래 성장 없음.]
그는 창을 옆으로 밀었다.
경험치가 안 오른다고 물을 빼앗을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성장하려면 팔아야 한다는 사실도 머리에 남았다. 구조와 장사가 같은 계산대 위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
어린 루크는 냉장고 옆에서 영수증을 접고 있었다. 사람들이 자기를 보면 귀를 눕혔다. 태준은 담요를 의자 하나에 더 걸어 작은 칸막이를 만들었다. 아이는 거기에 앉아 바깥으로 두 발만 내놓았다.
발바닥에 붙어 있던 흙이 회색 타일에 말라 갔다.
열 시를 넘기자 물보다 말이 빨리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필요한 말만 했다. 가족 수. 아픈 곳. 살고 있던 동. 마지막으로 본 사람. 누군가는 전화가 되면 꼭 연락해 달라며 종이 뒷면에 번호를 적었다. 종이는 물에 젖고 다시 말랐다.
경호는 고개를 숙인 채 사람 수를 셌다. 숫자를 쓰는 손이 태준보다 컸다. 엄지손톱 한쪽이 깨져 있었다.
“본인 몫은 받으셨어요?”
“아직요.”
“왜요?”
“세다가 놓쳤어요.”
태준은 병을 하나 건넸다. 경호가 호주머니에서 지폐를 꺼냈다. 그는 젖은 지폐를 계산대 모서리에 펴 놓았다.
“영수증 주세요.”
“필요하세요?”
“딸이 요즘 심부름 영수증 검사해요. 아빠가 몰래 과자 사 먹는대.”
경호가 웃었다. 웃다가 매장 밖을 보았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연결되지 않은 통화 목록이 떠 있었다.
태준은 묻지 않고 영수증을 주었다.
경호는 물을 반쯤 마신 뒤 뚜껑을 닫았다. 남은 절반을 자기 딸에게 가져갈 생각인지 가방 옆 주머니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영수증에 사용 확인 표시가 켜졌다.
[점주 레벨 상승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태준이 고개를 들었다.
[Lv1 → Lv2.]
[개방: 국소 충격막.]
계산대 주변에 옅은 선이 그어졌다. 선은 진열대 두 칸 길이만큼 뻗어 문턱 가까이에서 멈췄다. 반짝이는 빛이 아니라 젖은 유리에 손가락으로 그은 흔적에 가까웠다.
[고정 거점 안에서 한 구간을 보호합니다. 유지에는 정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태준은 선을 옮겨 보았다. 과자 진열대 모서리에서 계산대 앞까지 이동했다. 물리적인 물건은 움직이지 않았다. 손님들은 선을 보지 못했다. 경호는 태준이 공중에서 손을 젓는 걸 보더니 파리라도 있느냐고 물었다.
태준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설명하면 저도 이상하게 들릴 것 같아서요.”
“오늘은 이상한 거 순서 밀렸어요. 나중에 하세요.”
경호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태준은 그 담담함을 잠깐 빌리고 싶었다.
그때 한 남자가 줄의 옆으로 들어왔다.
아침부터 몇 번 물을 더 달라고 하던 젊은 남자였다. 검은 운동복의 팔꿈치에 먼지가 묻어 있었다. 그는 계산대 앞이 아니라 창고 밖 생수 상자로 곧장 갔다.
경호가 남자의 앞에 팔을 내밀었다.
“방금 받으셨잖아요.”
“한 병으로 뭘 하라고!”
목소리가 매장을 때렸다. 루크가 칸막이 뒤로 움츠러들었다.
남자는 상자를 들었다. 다섯 병만 남아 가벼워진 상자였다. 태준은 계산대 밖으로 나왔다. 충격막이 있다는 사실이 자기 몸도 단단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놓으세요.”
“돈 줄 테니까 비켜요.”
“다른 분들 몫입니다.”
태준은 상자 손잡이를 잡았다. 그 순간까지는 물건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생각이 사람을 다치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보다 빨랐다.
남자가 상자를 잡아당겼다.
태준은 놓지 않았다.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남자의 다른 손이 움직였다. 무엇을 들었는지는 보지 못했다. 금속이 물병 랙에 부딪치는 소리가 먼저 났다.
왼손에 뜨거운 것이 닿았다.
왼손에 남은 상처
태준은 자기가 소리를 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상자를 놓쳤다. 바닥으로 떨어진 병 두 개가 발치에서 굴렀다. 손을 펴자 피가 손금 사이를 채웠다. 엄지 아래에서 시작된 붉은 선을 보는 순간 손에 힘이 빠졌다.
왼손에 남은 상처
그는 뒤로 물러났지만 진열대에 등이 걸렸다.
도망갈 공간을 자기 물건들이 막았다.
“내가 그런 게 아니라, 이게—”
남자가 말끝을 흐렸다. 그의 손에는 짧은 쇠 공구가 들려 있었다. 고의로 휘둘렀는지 상자를 당기다 부딪쳤는지 태준은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금속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태준은 충격막을 불렀다.
생각만 했는데 선이 일어났다. 맑은 종이가 팽팽하게 당겨지는 소리가 났다. 남자의 팔이 거기에 부딪쳤다. 쇠 공구가 튕겨 바닥에 떨어졌다. 태준의 눈앞에 숫자가 빠르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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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ChatGPT · 검수: ChatGPT